t산행휴기
지금시간 새벽2시.
이틀간의 산행후 피로를 풀며 샤워후
책상앞에 앉았다..
얼굴엔
어머니가 쓰시는 싸구려 마스크 팩 하나 붙인채..
얼굴이 그을려 좀 따갑다
불과 보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내 주변에 많은걸 바꿔놓은..山 이란 존재..
그동안 아래에서만 바라보던
설악이라는 존재를 체험하고 몇분들의 권유로
이틀간의 여정을 담아본다.
9월26일 토요일
새벽 2시쯤 잠에서 깨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출발을 하려면 많은시간이 남았지만
혹시라도 늦어 출발이 지연 될까 하는 염려속에
일찍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내가 사는 곳에서 버스가 출발을 하였기에
나 와 뽀대여사를 태운 버스는 서울을 경유해
영동고속도로 를 지나 설악으로 향했다
정말 기대 반 염려 반 속에 하차를 하고
숨 돌릴 시간도 없이 준비를 하고 Start 를 시작했다
산행대장 님 들을 시작으로..
휴가중님 가을바람님.. 이분들은 정말 산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지닌 분 들이다
미리 올라서 산장을 예약하기 위하여 출발을 했다
우린 순서없이 서서히 산행을 했다..
목적지는 설악 최고점 대청봉..
처음엔 담소와 주위 풍경을 보며 산행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갈증과 쏟아지는 폭우로
서서히 체력이 소진되기 시작했다
우비까지 착용을하고 배낭 무게도 만만치 않기에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할 무렵
중간지점에서 점심을 간단히 하고 재차 출발을 하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앗~`
난 우리 일행인줄 알고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다행이 우리 산우님은 아니라고 해서 가슴을 쓸어 내리며
"조심.조심" 긴장.긴장"을 속으로 외우며 한발한발 앞으로 내 디뎠다
예정된 시간은 대략 5시간정도..
계속되는 오르막 코스..
빗 줄기는 더욱 거세지고 하산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고..
하산하는 분들에게 물었다.. 얼마나 오르면 되냐고..
난 참 바보같은 질문을 던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들려오는 대답은 뻔한 것 인데..ㅎㅎ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
중간 중간에 "경춘선" 회장님 "충무로 박" 님 께서
사진을 촬영하면서 같이 오르는데
사진을 담는 분들은 아마도 더 힘드셨으리라 생각된다..
오르다가 리듬도 끊기고 촬영도 해야하고.. 감사하단 생각이 들었다.
몇시간이 지난후
우린 드디어 대청봉에 올랏다
사진으로만 보던 대청봉 이라고 씌여진 글 을 보는 순간
아~이곳이 설악의 최고봉이구나~"
타인들은 많이들 가 봤겠지만
난 이렇듯 높은 산 이나 운무가 가득한 설악의 장관은 본 적이 없었기에..
모든것이 내 발 아래에 있는 듯 심호흡을 길게 했다..
잠시 시간을 보낸후.중청에 있는 산장으로 향했다
취침할 수 있는 공간이 꽉 차 있어서
우린 취침 할 곳을 구하지 못했다..
저녁을 취사실에서
지참해온 음식물과 가벼운 술 로 건배를 하며
즐거운 저녁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낡은 코펠그릇에 따라 마시는 커피 맛 도 일품이고..
난 이런 곳에서 잠을 자 본적도 없고
이런 생활을 해 본적도 없었기에
첨 엔 참 많이도 낮설었다.
그래도 항상 적응은 빠른편이기에
곧 익숙해지며 짧지만 담소와 이야기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산장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 곳은 9시면 소등을하고 잠 을 자야 하는 룰 이 있기에
우리 자리를 확보하고 취침 준비를 하던중
빈 자리가 있다고 해서 우리 산우님들이 재 빠르게
그 자리를 확보했다.
여성분들과 연배가 있으신 남성분들은
다행이 취침시설에서 잘 수 있었다.
재치 만점이신 "푸들" 총무님과 그 밖에 여성 산우님들 수고로
007 작전을 방풀케 하는 재치로..
다만 작전을 모의할때 조용한 소리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ㅎㅎㅎ
남 들이 다 듣는것 만 같아서 ㅎㅎㅎ
그밖에 남성 몇분들과 난 위층서 잣다
내가 잔곳은 나무로 만든 길 다란 의자였는데
자다가 떨어지기도하고..ㅎㅎ
이른 새벽 우린 하나 둘 씩 일어낫다
시간을 보니 새벽1시30분..
다른분들도 기상을 했다
이른시간 우리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비 는 그치고 발 아래 놓인 구름과 운무..
그리고 까만 밤 하늘에 수놓은 그림같은 별 들..
난 이런 광경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었다..
우린 아침으로 코펠에 펄펄 끓는 물에
누릉지 찹쌀밥 라면 등을 넣고
정말 맛있는 음식을 만들었다.
그리고 갖가지 음식을 놓고
밤 하늘에 별 을 보며 이마엔 써치라이트를 쓴채
오래도록 추억에 남을 성찬을 했다..사실 지금도 먹고 싶은데..ㅎㅎ
꿀맛 같은 식사를 마치고 우린 또 다시 분주히 움직였다
새벽4시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쌀쌀한 날씨 때문에 외투도 걸치고 출발을 했다..
공룡능선을 타기 위해서 계속되는 내리막길 을 걸으면서
나에게는 정말 생소한 경험인 야간산행이 시작 된 것이다..
머리에 써치라이트가 길 을 밝게 비춰주었다
가끔 뒤를 돌아보니
산우님들과 사람들의 써치 불빛이 참 아름답게 보였다..
두시간 가까이 내리막을 걸으니
불빛이 하나 있었다.. "회운각"이라는 산장에 잠시 머물었다
난 "회운각"이란 이야길 들었을때
설악 산중에 중국집이 있는줄 알았다 ㅎㅎㅎㅎ
출발전 미리 이야기는 들었지만
벌써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와 있었다..
그곳에서 물 을 보충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물 을 보충할 곳은 이곳이 마지막이란 소릴 들으며
빈 물병마다 물 을 보충해서 배낭속에 두서없이 넣었다..
"자.. 이제 공룡능선을 타기위해 출발한다"
난 등산화 끈 을 단단히 조이고 묶으며 마음을 다 잡았다..
산행은 의외로 순조로왔다
날 이 밝아오는 여명을 보며
"시간이 짧기도 하지만 길 기도 하구나" 하는 것 을 생각하며
우린 걸음을 재촉했다
해가 떠 오르니
곳곳에 펼쳐진 설악의 아름다운 광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가끔씩 뒤를 보며 옆 을 보며 감상도 하고
무거운 다리는 뜻 대로 진보하진 못했다..
중간 중간 짬 을 내서 목도 축이며 잠시 쉬기도하고
그때마다 우리 산우님들과 가끔 담소도 하고..
"가을바람"님과 "휴가중"님이 앞장을 서고
맨 뒷쪽에 "경춘선" 회장님이 뒤에서 안전과 산행을 지휘 했는데
이분들 덕분에 안전하게 산행을 했다
능선은 험했다.
생각했던것 보다 험했고 위험했다
체력이 소진 되는것을 느끼고 의식하며
물과 음식물로 보충을하고
우린 하나 둘 능선을 넘기 시작했다..
한 없이 절벽과 오르막을 가다가 고비를 넘기면
낭떨어지 같은 험한 내리막이 나오고..
힘들다 싶으면 주변 경관을 보며
그것으로 위안을 삼곤 했다.
그리고 자연은 참 위대하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예상했던 공룡능선 산행 시간은
11시간 정도로 예정하고 있었다
가금씩 시계를 보니 2시간 4시간 7시간..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마치 말의 등 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 붙여진
"마등령"에 도달할수 있었다..
오랜 산행으로 우리는 선두. 중간. 후미 로
나뉘어져 가고 있었다..
이제 마등령에서 3시간 내리막 길 만 타면
우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기에
마지막 힘을 쏟아야 할 때가 왔다.
그리고 3시간여의 긴 내리막을 시작했다
내리막길.. 정말 어렵고 힘들었다
가파른 길..굵고 깍아진 많은 돌..
로프를 잡고 내려가야 하는 험난한 코스..
남자도 그렇지만
여자분들은 많이 힘들것 같았다..
우리 산사랑 여성 산우님들..정말 대단했다..
그리고 남자 산우님들의 배려.. 정말 감동 받고..
힘든 길 이었지만
1시간 정도 내리막 코스를 타던중..나에게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을 했다..
다리가 말 을 듣질 않았다..
마비 증세를 동반하고 심하게 흔들리는 걸 느꼇다..
길 이 험난해서 정신을 바짝 차렸다
미끄러지기도 하고 갑자기 주저 앉기도 하면서..
회장님과 푸들총무님..
그리고 헬렌님이 잠시 맛사지를 하자고 했다
잠시 다리를 풀고 다시 출발하는데..이내 곧 또 증세가 시작되고..
아 ~ 2시간이면 목적지 도착인데..
이때부턴 자존심과의 싸움이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빨리 내려가진 못해도
정신을 차렸다
뒷 사람들이 아마 100명쯤은 날 지나쳤으리라....
인생을 살다보면
이것보다 어려운 일이 더욱 많으리라" 생각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삼고 계속 걸었다
걷는 내 모습이 내가봐도 참.우스울 정도로...
눈앞에 있는 비선대가 불과 얼마 안 남았는데
정말 나타나질 않는다..
한참을 지나서야 사람들의 목소리가 저 만치서 들려온다..
마지막 우리 일행은 그곳으로 향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셨던 충무로 박"님
저를 맛사지 해주셔서 늦은" 헬렌님"
그리고 출반전 부터 무릎이 좋지않아
다리에 테이핑 을 하신 "푸들님" 그리고 나..
우린 산우님들의 격려를 받으며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 뿌듯함. 지루하고 길었던..산 에서의 여정..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공룡능선 의 마지막 도착지..
회장님이 수고했다며 따라준 구수한 막걸리 한잔..
온 몸에 전율이 흘럿다
중년을 보내며
불과 보름만에 자연과 건강.
그리고 목적 이라는 의미를 부여해준 山 이란 존재..
정말 감사하다.
인간이란
이렇게 크진 않아도
작은 동기 와 배려 로
감동을 줄 수도 있는가 보다
우린 산행로를 따라 약 3킬로를 더 걸어서
버스 있는 곳 까지 갔다
가는 도중 산행중 못했던 이야기들
경험 많은신 분들의 이야기등을 들으며 도착했다
오는 길에 속초에 들려
싱싱한 생선회와 술 한잔씩을 곁들이며
마치 군생활을 같이 한 전우들 처럼
이틀간의 여정을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알고보니 이 횟집의 예쁘장한 아주머니가
"휴가중"님의 오랜 단골이기도 하고..ㅎㅎㅎ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도 모르게 잠 속으로 빠져들고
다행이 도로가 막히질 않아 빠른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귀가하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며
다음 기회를 기약 하기도하고..
지금 난 집에서 후기라는 글 을 쓴다
이런 글 ..써 본적도 없고 낮 설기도 하지만
산우 몇분들께서
후기 글 써 보는게 어떻냐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글 을 쓴다
대부분 다른 사람들의 후기 글 을 보면
재미있게 묘사하고 웃움도 곁들여 있는데..
난 그렇질 못한가 보다
후기라면 후기..
이틀간의 여정을 여과없이 묘사한 말 에 불과하다.
글 재주 없는 사람이
이런 글 을 써도 되는건지도 잘 모르겠다..
산행하는 분 들에 의하면 발표 된 정책은 아니지만
공룡능선은 앞으로 20년간
긴 휴산에 들어간다는 말도 있던데
나에겐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이다
개인의 문제보단 산우님들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경춘선" 회장님
따뜻한 분위기로 옆에서 묵묵히 뒷 바라지 하신 회장님 사모님
언제나 식사문제 스케즐문제 온갖 궂은일 마다않고 애 쓰신 "푸들" 총무님
첨 뵙지만 산우님들의 사진 촬영과 불편함을 걱정하시는 산헹대장 "충무로 박" 님
듬직하고 힘들거나.. 여가시간 즐거움을 선사하는 "휴가중" 대장님
산에서 살며 자연인으로 살아갈 듯 한 "가을바람" 대장님
산 을 사랑하고 팀워크를 먼저 생각 하시는 "마도리님"
단체행동을 중요히 생각 하시며 남들보다 한발앞서 생각하고 행동하시는 쁘니"님
부지런 하시며 누구에게나 친절하신 "헬렌님"
보이지 않는 그림자로 산행중이나 여가중 알토란 역활을 하시는 "뽀대여사 님"
항상 앞장서서 묵묵히 일 을 하시는 "잡초사랑"님
산 을 즐기며 본인관리를 잘 하시는 "원조깜씨"님
보일 듯 말 듯 앞서지 않고 뒤 쳐지지 않으며.. 일일히 커피까지 따라주며 친절하신 "산 갈매기님"
창 밖에는 가을 비 가 내리고 있다
지금쯤 이면
다녀오신 산우님들
아마도 깊은 잠에 드셨으리라 생각하며
나의 산행일기는 여기서..
여러분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편한 잠 자리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