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하늘 퇴색한 그리움으로
마른 땅 촉촉이 적시는 비처럼
다 하지 못한 일
미련을 남기고
침묵이 흐르는 아침을 만나면
우울한 땅끝에
먼지로 쌓여 있던
슬픔을 내려놓고
빈 수레 덜컹거림이 바쁘기만 한데
천천히 쉬면서 가라고 음악처럼 비가 내린다.
멀리 들리는 메가폰 소리
살아 있는 맑은소리로 두 귀를 자극하고
그들이 가야 하는 시간에서
말끔히 정화된 내 마음처럼
삶도 시간도 빗물 되어 내려앉으면
하루라는 첫 만남으로
한 잔의 찻잔에 모아 놓은 행복을 마시고
향기로운 인연 속에서
축복받은 인생 살아 있음을 감사하며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나의 기도가 찻잔의 향기가 되어 남아 있다.